01
아침 6시 30분 기상.
집에서 반월역까지 10분.
반월역에서 강남역까지 52분. 학원에 처음 가는 날.
차가 생긴 이후론 운전을 하고 다녔었기에 이렇게 북적북적한 출근길 지하철을 타보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난다.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가는 이 정신없는 난리통 속에서 느껴지는 두근거림은 다양한 감정들, 이를테면 긴장감이라던가, 고양감이라던가, 여러 걱정들이나 기대감같은 것들을 느끼게 한다.
02
학원에 도착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어색한 기류.
나는 그것들이 이상하리만큼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다.
그래서 원래의 나였으면 하지 못했을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눈 마주치기!
나는 즐거운 것이 좋다.
기왕이면 둥글둥글하고 무난한 것이 좋다.
할 수 있다면 모두 함께 웃는 것이 좋다.
나, 나, 나 만을 외치는 세상에서 나는 우리, 우리, 우리 룰 외치는 것, 그것이 옳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짧은 오리엔테이션의 시간을 마친 후 각자 짧은 자기 소개를 나눈다.
다양한 배움과 삶 속에서 각기 다른 깊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들과 함께 함으로 또 새로운 것을 배울 나를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자기 소개 시간, 이 과정에 참여하는 각오를 이렇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함께 하는 여러분과 즐겁게 이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고 말이다.
03
놀랍게도 난 사람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아마도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는 모든 행동들은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다.
이 말은 알만큼 알면 그 이후로는 굳이 궁금해하지 않는 다는 뜻이다.
처음엔 이러한 나의 특성이 단점처럼 보여서 인정하기 힘들었다.
겉으로 보기엔 사람 좋아하는 인상을 풀풀 풍기면서 가까워지면 생각보다 차갑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젠 지겨웠다. 그럼에도 어찌 하겠나.
이게 나인 걸.
하지만 이전보다 더 성숙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왔기에, 관계에 있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다가온 점심시간, 나는 외쳤다.
“지하 내려가서 같이 식사하실 분!”
04
운이 좋았다.
첫 날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루동안의 만남, 한끼의 식사, 한번의 카페 속 수다만으로도 좋은 사람들이란게 느껴진다. 아마도 얘기나눠보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앞으로의 학원 생활이 기대가 된다.
05
그래도,, 코딩 수업 얘기를 조금 곁들여보자면!
첫날 수업은 굉장히 쉬운 내용으로 구성됐다.
너무 쉬운 나머지 내심 첫날부터 어려운 걸 하면 다 도망갈까봐 그러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배움은 있었다.
코딩을 하기 위해서 했던 여러 일들을 얘기해주시면서 하셨던 말이다.
강사님이 과거에 어느 선박 회사의 물류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직업군의 사람들이 하는 일을 프로그램화하여야 할 때 강사님은 일주일동안 포항에 내려가서 단 한가지 활동만 했다고 한다.
그 직업이 무엇을 하는가 살피는 일.
결국 코딩을 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끝이 아니라, 코딩으로 구현해 낼 프로그램이 바꾸어갈 누군가의 삶을 기대하는 것이 코딩 활동의 끝이기에!
결국 나는 내가 만날 사람들, 그리고 나의 앞에 다가올 세상을 이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처럼 들려왔다.
그래!
내가 코딩을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내일부터는 아주 아주 딱딱한 내용들의 수업이 펼쳐질 수도 있다.
하루만에 찡찡거리는 글이 올라올 가능성? 농후하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코딩이다, 버텨라(ㅋㅋ).
아무튼!
즐거울 거다.
즐거울 수 있다.
그렇게 믿는다.
공부 기록뿐만이 아니라 삶의 기록도 놓치지 말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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